'앙코르'(Walk The Line), '열두명의 웬수들2'(Cheaper By The Dozen2), '당신이 그녀라면'(In Her Shoes),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The Family Stone)..
영어 원제목과는 영 딴판인 외화 한글제목은 어떻게 지을까.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처럼 그대로 직역하거나,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이나 '굿 나잇 앤 굿 럭'(Good Night And Good Luck)처럼 발음나는대로 붙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하나하나 알아보자. 미국의 전설적 팝가수 자니 캐쉬의 삶과 음악과 사랑을 그린 '앙코르'의 경우 "자니 캐쉬의 음악에 앙코르를 보낸다"는 의미에서 원제(Walk The Line)와는 전혀 다르게 지었다.

'앙코르'의 수입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에 따르면 이같은 한글제목은 영화 내용, 영어제목의 친밀도, 마케팅 효과 등을 감안, 내부회의를 거쳐 정해지며 한글제목은 미국 본사의 승인까지 얻어야 한다고.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관계자는 "원제 'Walk The Line'은 자니 캐쉬의 노래 'I Walk The Line'에서 따온 것"이라며 "자니 캐쉬의 노래를 다시 듣고 싶다는 의미에서 '앵콜'과 '앙코르' 두가지 안을 갖고 내부회의 끝에 '앙코르'로 정했다"고 밝혔다.

영어제목만으로는 국내 관객에 뜻이 잘 안 전달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 같은 경우에도 한글제목은 확 바뀐다. 대표적인 게 다이안 키튼, 사라 제시카 파커 주연의 'The Family Stone'의 한글제목인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발음나는대로 붙인 '패밀리 스톤'에 대해 비공개 설문을 한 결과 '고인돌 가족' 같은 이미지가 풍겨 로맨틱 코미디 제목으로는 곤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마틴 로렌스 주연의 '빅마마 하우스-근무중 이상무'의 경우는 마케팅 차원에서 부제를 붙인 경우. 원제는 'Big Momma's House2'인데, 속편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2'를 빼고 부제 형식으로 '근무중 이상무'를 붙였다. 이는 '가문의 영광' 2편 제목이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가 된 것과 비슷한 이치. 폭스 관계자는 "특히 국내 관객은 속편이면 뻔할 뻔자 아니냐는 의식이 강해 아예 한글제목에 '2'를 빼버렸다"고 설명했다.

'열두명의 웬수들2'(Cheaper By The Dozen2)은 주연배우 스티븐 마틴 부부의 극중 아이들 12명이 영화에서 하도 사고를 많이 쳐 '자식이 아니라 웬수야'라는 뜻에서 이렇게 붙였다. 또한 '날 미치게 하는 남자'(The Perfect Catch)는 '퍼펙트 캐치'로는 로맨틱 코미디의 이미지를 국내 관객에 전할 수 없어 이런 한글제목을 붙였다고.

한편 외화 한글제목 중 가장 훌륭한 작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역시 잭 니콜슨-다이안 키튼 주연의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과 스칼렛 요한슨-빌 머레이 주연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두 작품 모두 한글제목이 거의 예술 창작품 수준으로까지 지어지면서 국내 관객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minji2002@mtstarnews.com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리얼타임 연예뉴스,[스타뉴스  2006-02-16 1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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