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버스’ 제한상영가 논란불구 개봉…표현의 자유 확장



두 차례 제한상영가 논란을 빚은 영화 ‘숏버스’가 오는 12일 마침내 개봉한다. 2년여의 법정 공방 끝에 청소년관람불가로 개봉하는 ‘숏버스’는 상당 부분이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달라진 극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연이어 개봉하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와 ‘왓치맨’에서도 남자 배우의 나신이 나오는 등 표현의 자유가 진일보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이는 ‘숏버스’는 존 캐머런 미첼 감독이 보수적인 아시아권을 위해 직접 모자이크 처리를 한 버전이다. 배우들의 실제 성행위와 성기가 노출됐다는 점 등 음란성을 이유로 실질적 개봉불가 판정인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지만, ‘숏버스’ 측이 항소해 상고를 거쳐 지난달 18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결정을 받았다. 이 영화를 수입한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4일 시사회에 참석해 “존 캐머런 미첼 감독이 한국 개봉을 지지하는 메일을 직접 보냈다. 관객들이 편견 없이 작품을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숏버스’는 지난 2006년 칸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일으켰으며, 이후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될 때마다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



‘숏버스’의 개봉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성행위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포르노그래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섹스를 통해 관계의 소통 가능성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여정에 주목한 것이다. 2006년 인기를 끌었던 ‘색, 계’ 역시 실제 성행위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영화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는 관객은 없었다. 케이트 윈즐릿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에도 남자 주인공의 전면 나체가 등장하는 한 장면이 있다. 그러나 열다섯 살 소년이 비밀스러운 서른여섯 살 여인에게 빠져드는 과정에서 육체를 통한 교감은 필수적이다. 올 누드로 등장하는 이 한 장면이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왓치맨’의 초능력자 닥터 맨해튼 역시 나체로 활보한다. ‘헐크가 변신할 때 왜 팬티만 찢어지지 않을까’와 같은 우스개를 생각한다면, 이는 분명히 달라진 부분이다. 원자분해로 새로 태어난 닥터 맨해튼은 양복까지 멀쩡히 갖춰 입을 때도 있지만, 대개 원작 만화와 똑같이 올 누드로 나온다. 사실 원자분해를 통해 공간 이동도 자유자재로 하는 그가 팬티를 항상 챙겨입고 다니는 것 자체가 더 우스꽝스럽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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