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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제작기] [PIFF 2005] 한국에서 단편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
| 글쓴이 : 하늘아이
글쓴날 : 05-10-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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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랙백 주소 : http://iskyi.com/iskyi4/bbs/tb.php/Movie_BOARD/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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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단편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인가. 10일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한국의 단편영화 무엇을 꿈꾸는가'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의 단편영화의 장르화 경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 사회를 맡은 부산국제영화제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많은 단편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무엇을 생각하며 만드는지 의문이 드는 영화들이 많아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패널로 참석한 이상용 영화평론가는 단편 영화의 장르화에 대해 설명하며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이후 독립장편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이 화두로 던져졌다"며 "단편영화의 장르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이것은 가능한 변화"라며 "미쟝센영화제의 경우, 오지선다 문항처럼 영화의 장르를 먼저 지정한 다음에 영화를 제출하게 하는데, 이러한 환경이 영화의 상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용 평론가는 이어서, "어떤 영화든 먼저 받아들인 후 장르를 나누는 것은 가능하지만 처음부터 장르를 나누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미쟝센단편영화제의 이현승 집행위원장은 "미쟝센영화제는 단편영화를 '보여주기 위한' 창구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영화계에 진출하기 위해) 불순한 의도로 단편영화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미쟝센영화제의 경우, 1년에 500편 정도의 작품을 접수하는데 다양함에 놀랄정도다. 물론, 미쟝센영화제를 겨냥해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지는 조사해 보야겠지만(웃음)"이라고 답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는 "핵심이 되는 사항은, 단편영화들이 산업영화의 복제판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과 "단편영화들의 포트폴리오화"라며 "제작자의 입장에서도 시나리오보다는 단편영화가 더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세미나 질의응답에 참석한 한 영화학도는 "영화를 전공한 학생들이 영화제에 영화를 출품을 할 때, 상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기운다. 그래서 영화제 수상작들을 답습한 작품을 내놓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노경 인디포럼 프로그래머는 "100명의 사람이 만든 영화는 100개의 다른 종류의 영화여야 한다. '영화는 이런 것이다'하고 제시하는 영화가 필요하다"며 다양성의 필요성에 대해 덧붙였다.
단편영화에 대한 논의, 미쟝센영화제와 인디포럼의 역할과 의의, 영화의 다양성 등에 대한 논의로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세미나는 패널들의 결론으로 이어졌다. 오기민 대표는 "예전엔 단편영화를 보러 많이 다녔는데 요즘은 잘 안가게 된다"며 "요즘은 오히려 자기 색깔이 분명한 '인권영화제'에 잘 간다. 영화제들이 자신들만의 색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상용 영화평론가는 "이런 논의가 이상주의적으로 흐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영화가 지금의 가파른 성장세를 벗어나면 문화적 성장세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마무리 지었다.
이현승 집행위원장 역시 "생물 시간인줄 알고 왔더니 과학 시간이 되었다"며 "대전제(독립영화를 살리고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당연한 내용)에 대한 논의만 하고 섬세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해서 섭섭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대해 김노경 프로그래머는 "대전제 위주로 얘기를 몰고간 장본인듯 해 죄송하다(웃음)"며 "영화를 만드는 이들의 출발점이 얕기 때문에 이런 논의가 나오는 듯하다. 본질적인 표현 욕구로 인한 야심이 아니라, 단편 영화 한 편을 만들어서 영화제에 나가고 장편영화 감독 데뷔를 하는 등 명성을 위한 출발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말한 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곳곳에 있는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마무리 했다.
한편, 객석에서 함께 했던 <프락치>의 황철민 감독도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논의를 지켜보던 황철민 감독은 "영화 가운데에는 상품 같은 영화도 있고 문화 같은 영화도 있다"며 "영화를 만드는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 부유하게 살면서 불편한 마음으로 살 것인지, 굶더라도 마음 편히 살 것인지. 그 것만 결정하면 쉽게 풀릴 문제다. 뭘 이걸 이렇게 길게 얘기하나하는 생각이 든다(웃음)"는 말을 남겼다.
[2005.10.11 / 부산=김수진 기자] 기사제공 : FILM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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