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횡포’인가, ‘시장의 논리’인가.
CJ㈜ 계열 극장체인망인 CJ CGV가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홀리데이’의 상영을 23일부터 중단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봉영화를 1주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크린에서 내린 것은 전례가 드문 일로 ‘홀리데이’의 제작사인 현진씨네마측은 “4일만에 전국 CGV에서 조기종영됐다. 극장과 배급망을 갖고 있는 대기업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고 분개했다. ‘홀리데이’는 현재 CGV를 제외한 전국 204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다.

이에 대해 CGV의 관계자는 “롯데시네마가 스크린수를 늘려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프린트를 회수해가겠다는 협박을 했다. 관객예측 시스템에 따라 스크린수를 조정하는데 롯데측의 요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상영을 중단하게됐다”고 밝혔다. 롯데측에서 먼저 프린트를 회수해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에 대응한 것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홀리데이’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시네마 최건용 이사는 “배급팀의 실무자들끼리 통화를 하면서 그런 말이 오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크린수를 늘려달라는 의미였고, 그 다음날 바로 프린트 회수 방침을 철회했다. 그런데 CGV측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해 하루 사이에 조기종영을 결정해버렸다”고 밝혔다.

CGV의 조기종영 결정에 대해 현진씨네마는 “CJ 횡포로 ‘홀리데이’가 CGV에서 월요일 조기종영됐다. 네티즌들이 영화살리기 운동을 펼치는 등 파문이 예상된다”는 보도자료를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극장체인인 CGV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개입해 ‘투사부일체’를 밀어주기 위해 ‘홀리데이’의 조기종영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CJ엔터테인먼트는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 CGV는 별개의 회사다. 극장에서 시장의 논리에 따라 결정한 것일 뿐 우리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스포츠서울] 이평엽기자 yupp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