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 원주 동부 프로미 신기록

프로농구 강동희(46) 원주 동부 감독은 '기록 제조기'다. 올 시즌 동부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친분이 두터운 허재 전주 KCC 감독은 "(강)동희가 쉽게 깨기 힘든 기록을 세웠다"고 칭찬했다. 강 감독은 최단기간 개인 통산 100승과 함께 한 팀이 정규리그에서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을 대부분 갈아치웠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드는 질식수비

동부의 별명은 '동부산성'이다. 김주성(205㎝)·로드 벤슨(207㎝)·윤호영(197㎝)으로 이어지는 골밑이 마치 성(城)과 같이 높다는 뜻이다. 좀처럼 뚫지 못한다. 국내 최장신 하승진(221㎝)이 있는 KCC도 올 시즌 딱 한 번 이겼다.

특히 동부의 높이는 수비에서 빛을 발한다. 상대가 골밑을 파고들면 세 선수가 동시에 달라붙는다. 윤호영을 제치면 김주성이 있다. 김주성을 뚫더라도 벤슨이 골밑을 지키고 있다. 벤슨을 앞에 두고 슛을 던지려 해도 어느새 윤호영이 다시 와 블록슛을 한다.

그래서 유독 올 시즌은 수비와 관련된 기록이 많다. 동부는 1월 11일 안양 KGC인삼공사를 52-41로 이겼다. 41점은 프로농구 역대 한 팀, 한 경기 최소 실점 신기록이다. 같은 날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코비 브라이언트(34·LA 레이커스)는 피닉스 선스와 경기에서 혼자 48점을 넣으며 비교가 됐다. 또 동부 프로농구 최초 60점대 실점(67.9점)을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넉넉한 웃음 속에 숨겨진 욕심

강 감독은 긍정적이다. 좀처럼 화를 내는 법이 없다. 어린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는 승부사 기질이 숨어있다.

올 시즌 동부가 세운 신기록도 그의 욕심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다. 동부는 2월 14일 정규리그를 7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만족할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남은 경기에서 다양한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도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다 재산이 되는 기록이 될 것이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 결과 남은 7경기에서 4승을 해 최다승(44승)·최고승률(8할1푼4리)·최다연승(16연승)을 완성했다. 강 감독은 울산 모비스와 정규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서 그제야 "이제 마음 놓고 편하게 경기를 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일간스포츠] 입력 2012.03.05 09:51수정 2012.03.05 11:20

원주동부 신기록 `14개' 쏟아내




최다승·최다연승·최고 승률

강동희 감독 최단기간 100승 등

프로농구 각종 기록 갈아치워


2011~2012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원주동부에 의한 원주동부를 위한 원주동부의 시즌'이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원주동부는 올 시즌 총 14개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것으로 집계됐다.


원주동부는 안양KGC와의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8연승을 거두며 전신인 TG삼보가 갖고 있던 개막 후 최다연승 기록인 7연승을 새롭게 쓰며 초반부터 단독 1위로 나섰다.


이후 2011년 12월8일에는 55일, 24경기 만에 20승을 달성하며 최단기간 20승(TG삼보 62일)과 최소경기 20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1월11일에는 최단기간·최소경기 30승 기록을 기존 96일과 40경기에서 89일, 37경기로 앞당겼으며 최단기간 40승 및 최소경기 40승 기록도 123일과 47경기로 당겼다.


강동희 감독은 전창진 감독이 1,094일 만에 100승을 거두며 얻은 최단기간 100승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842일로 단축하며 전 감독은 물론 절친한 형인 KCC 허재 감독을 제치고 최고 명장 반열에 우뚝섰다.


원주동부는 1월11일부터 2월9일까지 진행된 5라운드를 전승으로 이끌며 98~99시즌 기아(모비스)가 세웠던 라운드 전승 기록을 13년 만에 다시 썼으며 강동희 감독은 (기아)선수와 (동부)감독으로 라운드 전승 달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47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해 2007~2008 자신들이 세웠던 48경기 우승 확정을 새로 쓰며 최소경기 최단기간(123일) 정규리그 우승 확정이라는 금자탑도 만들었다.


강 감독은 국내 감독 중 유일하게 선수, 코치, 감독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원주동부는 2004~2005 시즌 안양SBS(KGC)가 15연승을 기록한 뒤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최다연승 기록도 16연승으로 늘렸으며 시즌 44승으로 KT가 세웠던 41승의 시즌 최다승 기록을 한 시즌 만에 바꿨다.


특히 44승10패, 81.5%의 승률로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8할 승률과 평균 67.9점의 실점으로 역대 최초 60점대 실점을 기록했다. 이밖에 김주성과 윤호영, 벤슨을 앞세운 질식수비로 1월11일 안양KGC에게 41점만을 내주며 한 경기 최소실점, 2위팀과 8경기 차 우승으로 최다경기승차 우승이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강동희 감독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통합우승까지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주=이명우기자 강원일보 사회 2012.03.06 (화) 오전 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