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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시케 & 큐피드, 키스의 행복감을 처음 느낀 한 쌍 |
| 글쓴이 : 하늘아이
글쓴날 : 05-01-06 13:36
1777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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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프시케와 큐피드의 사랑</b>
<img src=http://www.dm.co.kr/dwms/car_life/mcity/55/imgs/meet/myth_pic02.jpg align=right>그 유래는 그리스신화를 물려받은 로마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래 프시케는 어느 왕국의 막내 공주로 두 언니보다 훨씬 미모가 뛰어났다. 그런데 그 미모가 프시케에게 불행의 씨앗이 될 줄 미처 몰랐으니, 미(美)의 여신 비너스보다도 아름답다는 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직접 보기 위해 몰려들었으며 그 바람에 비너스 여신에 대한 경의 표현을 소홀히 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비너스는 아들 큐피드(그리스 에로스와 동격의 로마신)에게 프시케를 세상에서 처음 보는 남자와 결혼하게 하되 가장 못생긴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하라고 시켰고, 어린 큐피드는 시키는대로 했다. 그러나 프시케가 화살을 활에 재는 과정에서 화살촉이 살짝 큐피드의 팔을 스쳤고 그로 인하여 두 사람은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욕망(큐피드)과 영혼(프시케)이 서로 사랑하게 된 것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것은 사랑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한 상상이었다. 바꿔 말해 사랑의 가치는 육체적 욕망(쾌락)에만 있는 게 아니라 순수함이나 배려 따위 정신세계도 포함되어 있음을 확실히 인정한 것이었다.
큐피드는 당황한 나머지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깊은 산속 비밀 궁전으로 안내하여 거기서 지내게 했다. 그 집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프시케가 그저 명령만 하면 어디선가 목소리가 대답을 하고는 무엇이든 마련해주었다.
<img src=http://www.dm.co.kr/dwms/car_life/mcity/55/imgs/meet/myth_pic03.jpg align=left>처음에는 이것저것 호화로운 것들을 가져보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몰랐으나 이윽고 밤이 되자 프시케는 무서워서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밤이 되면 한 남자가 나타나 새벽까지 정답게 대해준 덕분에 프시케는 안정을 찾고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만, 남자는 프시케에게 절대로 자기 얼굴을 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고, 만약 자기 얼굴을 보게 된다면 영원히 헤어지게 되리라고 경고했다. 프시케는 그 이유를 몰랐지만, 남자(큐피드)는 사랑의 감정을 느껴서 성장해버린 몸을 들키는 게 싫었고 그런 소문이 어머니(비너스)에게 전해지는 것도 싫어했던 까닭이다.
프시케는 그 약속을 지켰다. 남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었고 워낙 다정하게 마음을 보듬어주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입맞춤을 통한 짜릿한 행복을 최초로 경험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두 사람은 키스를 발명한 한 쌍이었으니, 애정 담긴 입맞춤이 단순한 입맞춤과 차원이 다른 ‘사랑의 결합’임을 인류에게 알려준 셈이었다.
<b>호기심을 참지 못해 영혼만 남게 되다</b>
<img src=http://www.dm.co.kr/dwms/car_life/mcity/55/imgs/meet/myth_pic01.jpg align=right>그런데 물질이 풍족해도 프시케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바로 자기 가족들과 자신의 안부였다. 프시케는 자기의 행복한 모습을 알릴 수 있다면, 가족이 걱정하지 않을 것이므로 남자에게 언니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언니들은 자기 동생이 불행하게 살고 있으리라 예상하며 걱정을 안고 한걸음에 찾아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프시케가 모든 게 완벽히 갖춰진 곳에서 잘 사는 것을 보자, 언니들은 질투심에 못 이겨 남자가 괴물일지도 모르니 정체를 확인한 다음 죽여야한다고 겁을 주었다.
프시케는 깊은 사랑으로 임신까지 한 상태였기에 믿지 않았으나 두 사람이 계속 교묘히 겁을 주자 급기야 갈등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프시케는 남자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어서 밤중에 몰래 등불을 켜고 얼굴을 확인하였다. 그랬더니 괴물이 아니라 잘생긴 청년이 누워있는 게 아닌가! 프시케가 안도감을 느낀 그 순간 잠에서 깬 남자는 기막힌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사라져 비너스에게로 가고 말았다.
프시케로서는 육체가 사라지고 영혼만 남은 셈이었다. 이제 영혼이 갈 곳이 어디 있고, 자기의 존재감을 어디서 느낀단 말인가?
<b>상자를 열어보는 프시케</b>
<img src=http://www.dm.co.kr/dwms/car_life/mcity/55/imgs/meet/myth_pic04.jpg align=left>자기 잘못을 깨달은 프시케는 비너스를 찾아가 애원하였고, 비너스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프시케에게 주어 포기하게끔 하고자 했다. 그 시련은 정말 어려웠으나 자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마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프시케는 또 큰 실수를 저질렀다. 호기심에 사로잡힌 프시케가 비너스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받은 상자를 훔쳐보았던 것이다. 그 상자 속에서 죽음의 잠이 튀어나와 몸을 덮으려 했으나 다행히 바로 그 순간 큐피드가 달려와서 죽음의 잠을 상자에 도로 집어넣는 바람에 목숨을 건졌다.
큐피드는 약속을 어긴 프시케에게 실망하여 떠났지만 그 행동이 음모나 불신이 아니라 호기심이었음을 이해했기에, 뒤늦게 비너스가 가둬놓은 감옥을 탈출하였다가 위기의 순간을 목격하고 구해준 것이었다.
이 신화는 ‘사랑’은 나비처럼 변화하는 과정임을 일러준다는 점에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그리스인들이 Psyche를 ‘영혼’ 혹은 ‘나비’를 뜻하는 말로 생각한 이유도, 훗날 (영혼과 관계된) ‘정신질환’?‘심리’라는 뜻으로 바뀐 이유도 거기에 있다.
요컨대 육체와 영혼은 하나일 때 완벽한 행복이지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사랑은 항상 정해진 그대로가 아니라 수시로 변하므로 믿음으로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프시케는 누군가의 음모에도 불구하고 때묻지 않은 사랑의 영혼을 ‘청순한 여인’으로 형상화한 그리스·로마인의 독특한 정서임에 틀림없다.
박영수 l 문화칼럼니스트 www.feelingbo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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