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어린이들의 `풍요 속의 영양 불균형"도 미래병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일본 어린이들의 행동양식 변화를 보여주는 말로 `기레루"라는 게 있다. 최근 부쩍 많이 쓰이는 기레루란 작은 불쾌감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자제력을 잃고 충동적인 폭력행동으로 치닫는 어린이들의 불안전한 심리상태를 가르킨다. 예절바르고 참을성 많기로 소문난 일본어린이들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생활의 혼란을 원인의 하나로 꼽는다. 영양과잉이나 편식, 인스턴트 음식의 과다섭취 등 영양 불균형이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을 성마르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유병선 지음 `밀레니엄 키워드. COM"에서-

 
우리가 사먹는 소, 돼지, 닭 등은 가축(家畜)이 아닙니다. 집이 아닌 농장에서 길러지니 어색하긴 하나 농축(農畜)쯤으로 불러야할 것 같습니다. 속성으로 길러지는 돼지의 경우 사계절을 지내지 못하고 도축장으로 끌려간답니다. 닭에게는 더 많은 알을 낳으라고 24시간 불을 밝혀 놓는다지요. 밤을 앗아버린, 일종의 교란입니다. 초식동물인 소에게도 성장촉진과 육질을 위해 고기와 뼈를 섞은 사료를 먹인다고 합니다.

대량으로, 속성으로 길러지는 동물들에게는 이른바 생명평화가 없습니다. 아무리 짐승이라도 어찌 생각이 없겠습니까. 그 짐승들의 살 속에는 분노가 축적되었을 것입니다. 그 분노의 살덩어리를 우리들이 먹고 있습니다. 햄버거와 닭튀김, 피자 등이 연상되는 패스트푸드는 인류를 육식의 세계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비만이라고 합니다. 화를 자주 내고 버릇이 없다고 합니다. 참지 못하고 툭하면 싸운답니다. 아침 식탁을 살펴보십시오.

〈김택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