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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일반]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수수께끼의 상징 |
| 글쓴이 : 하늘아이
글쓴날 : 05-07-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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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가 낳은 자식 없는 불행
 오이디푸스는 테베 왕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세상에 나오기 이전에 이미 불행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아버지 라이오스가 젊은 시절 펠롭스 왕의 막내아들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납치했다가 죽이면서 펠롭스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이다. 비뚤어진 동성애가 낳은 비극이었다.
제우스의 손자이기도 한 펠롭스는 신에게 복수를 해달라고 빌었으며, 소년을 보호하는 신 아폴론은 그 소원을 귀담아 들었다. 하여 아폴론은 이오카스테와 결혼한 뒤 찾아온 라이오스에게 신탁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자식을 갖지 말라. 만약 신의 뜻을 거슬러 아들을 낳을 경우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게 되리라!”
라이오스는 마음이 찜찜하긴 했지만 자식을 갖고 싶었고 딸을 낳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오카스테가 낳은 자식은 안타깝게도 아들이었다. 두려움을 느낀 라이오스는 사람을 시켜 아들을 버리게 했고 그에 따라 갓난아기는 키타이론 산의 나뭇가지에 발뒤꿈치가 묶인 채 버려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양치기에게 발견되어 코린트 왕비 페리보이아에게 전해져 왕실에서 자랐다. 발견 당시 발이 부어 있었기에 ‘오이디푸스’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양부모에게 차별 없는 사랑을 받고 자랐다. 오이디푸스는 어느덧 여러 부문에 걸쳐 다양한 교양을 지니고 힘도 센 젊은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이디푸스는 싸우다가 상대방이 자기에게 왕실의 친자식이 아니라고 욕하자 진상을 알기 위해 신전에 갔다가 뜻밖의 신탁을 들었다.
“장차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리라.”
양부모를 친부모라고 굳게 믿고 있던 오이디푸스는 패륜이 두려워 코린트로 돌아가지 않고 테베로 길을 떠났고, 좁은 길에서 라이오스 일행을 만나 시비를 다투다가 거만한 라이오스와 그 일행을 죽이고 말았다. 마음이 혼란스러워 불안해하던 오이디푸스가 감정 자제를 하지 못해 벌어진 참극이었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의미하는 것
오이디푸스는 길을 계속 갔고 테베 입구에서 스핑크스를 만났다. 스핑크스는 가정의 신 헤라가 갓난아기를 버린 라이오스를 응징하기 위해 테베로 보낸 괴물이었고, 테베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기묘한 수수께끼를 내어 틀릴 경우 가차 없이 죽이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에 이번에도 스핑크스는 자신만만하게 문제를 냈다.
“처음 생겨날 때 가장 크고, 한창일 때 가장 작고, 늙어서 다시 커지는 것은?”
“그림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낳고, 태어난 자가 다시 자기를 낳은 자를 낳는 것은?”
“낮과 밤.”
“목소리는 같지만 아침에는 네 개, 점심에는 두 개, 저녁에는 세 개인 것은?”
“사람.”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모두 맞히자, 스핑크스는 굴욕감을 이기지 못해 머리를 바위에 부딪쳐 자살하고 말았다.
한편, 그리스의 스핑크스는 여자 얼굴과 가슴, 사자 몸통에 날개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여성의 심리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이 자기에게 관심을 갖게끔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 자기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고 싶지 않은 묘한 심리가 있는 바, 스핑크스는 곧 ‘여성의 마음’이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직접적 표현이 아니라 은유적으로 외형을 묘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남녀관계에서 상대를 너무 속속들이 알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탐색임을 스핑크스는 일러주고 있다.
아버지가 된 뒤에 알게 되는 눈물
오이디푸스는 테베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왕위에 올랐다. 한동안 오이디푸스는 행복했다. 이오카스테와 결혼하여 아들 둘, 딸 둘도 얻었다. 그러나 그가 왕위에 오른 지 15년이 되자 전염병이 갑자기 번지면서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신탁을 받으니 ‘선왕을 죽인 자를 추방하면 전염병이 끝날 것’이라고 하자, 오이디푸스는 살해범을 반드시 찾아 응징하겠다고 선언했다.
오이디푸스는 부친의 살해범을 탐문하다가 바로 자신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중간에 어머니이자 아내인 이오카스테가 불길함 예감을 느끼고 더 이상 탐문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오이디푸스는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에 끝내 모든 걸 파헤쳤다. 호기심을 가지면 참지 못하는 인간심리가 그리 만든 것이었다. 이후 오이디푸스는 극심한 괴로움에 시달리다가 두 눈을 빼버리고 방랑길을 떠났고, 이오카스테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신화는 참으로 많은 걸 시사한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공포와 연민으로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켜주는 비극 작품 중 최고라고 평가했으며,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아들이 어머니를 사랑하여 아버지를 질투하고 적대시하는 심리’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명명했다. 대체적으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아들이 성장하여 자기 자신을 아버지와 동일시 할 때 마무리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아들은 자신이 아버지가 됐을 때 미처 몰랐던 아버지의 그늘이나 아픔을 이해하게 된다. 예컨대 아들의 반항에 의해 무너진 아버지 권위가 그것이다. 결국 오이디푸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는 분신(分身)을 상징하는 셈이다.
박영수 l 문화칼럼니스트 www.feelingbo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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