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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혈치료용 철분약, ‘보약’ 아니다. [황세희 칼럼] |
| 글쓴이 : 하늘아이
글쓴날 : 05-10-27 15:37
2117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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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이 오색찬란한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이 돌아왔다. 날씨까지 선선한 가을철이 되면 마라토너들의 가슴은 설렌다. 계절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달리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이 나서 달리는데 왠지 몸이 마음 같지 않게 달리기 힘든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그럴 때 느끼는 증상은 주로 ‘달리는 데 몸과 발이 무거운 느낌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머리가 묵직하다’ 등이다.
‘괜찮겠지…’ 하며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혹시나…’ 해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때 의외로 ‘빈혈’ 진단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몸이 무겁고 답답한 이유가 무리해서 달려서가 아니라 바로 혈색소가 부족했던 탓인 것. 특히 이런 경우는 여성에게 흔하다. 흔히 빈혈이 있으면 어지럽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빈혈이 있으면 어지러울 수 있다. 하지만 어지러운 증상을 호소하는 가장 흔한 질병은 귀에 이상이 있을 때다.
빈혈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점에 유의하자. 통상 빈혈 증상은 혈색소가 정상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야 나타난다. 빈혈이 뚜렷해지면 우선 피부가 창백해지는데, 특히 얼굴과 입술, 잇몸, 눈의 결막, 손톱 바닥 등에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 호흡 곤란, 수족 냉증 등도 나타난다.
그렇다면 빈혈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흔한 원인은 체내의 철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철 결핍성 빈혈이다. 철분 함유 음식의 섭취 부족, 철분의 위장관내 흡수 장애, 왕성한 발육으로 인한 철분 요구량의 증가 등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여성들은 생리로 인해 철분 손실이 증가해 발생하기 쉽다.
그 밖에 비타민 B12나 엽산의 결핍으로 일어나는 거대적혈구성 빈혈, 간이나 비장에서 적혈구가 지나치게 파괴돼 생기는 용혈성 빈혈, 악성 재생 불량성 빈혈, 다른 질병을 앓다 생기는 빈혈 등이 있다.
철분은 노화 촉진시킨다
빈혈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가장 흔한 철 결핍성 빈혈은 철분을 공급해 줌으로써 가능하다. 통상 사람은 출생할 때 0.5g의 철분을 갖고 태어나 성장이 끝날 때쯤엔 최소 5g까지 만들게 된다. 따라서 우선 체중이 늘어나면 철분 요구량도 늘어나 철 결핍성 빈혈에 걸릴 확률이 높다.
최근 젊은 여성들은 다이어트를 한다며 영양소 섭취를 제대로 안 해 빈혈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살 빼는 다이어트를 할 때라도 칼로리 섭취만 줄이고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는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평상시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한 편인데도 어느 날 빈혈로 진단 받는 경우가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 철 결핍성 빈혈은 서서히 진행하므로 혈색소(헤모글로빈)가 절반 이하로 떨어질 때까진 아무 증상이 없어 누구든 지나치기 쉽기 때문이다.
일단 철 결핍성 빈혈로 진단 받으면 먹는 철분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 약은 빈속에 먹으면 효과는 크지만 속이 불편할 수 있다. 따라서 속이 불편한 증상이 생기는 사람은 식후에 복용해야 한다.
약을 복용하고 5∼10일 후부턴 혈색소가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몸에 부족한 저장 철을 보충해야 하므로 두세 달은 더 철분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 밖의 빈혈은 병원에서 더욱 정밀한 검사를 받은 후 맞춤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일 빈혈이 없는데도 철분 제제를 보약처럼 먹는 것은 어떨까. 물론 삼가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원리는 체내 철분 양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분은 노화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이유 중 하나로 수십 년 동안 생리를 통해 철분을 잃기 때문이란 학설이 대두될 정도다. 최근에는 임산부라 할지라도 빈혈이 없을 땐 철분 제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따라서 어지럽다고, 힘들다고 철분 제제를 비타민처럼 복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황세희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의사 2005.09.29 15: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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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치료용 철분약, ‘보약’ 아니다. [황세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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