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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매가 아프지 않을 때 |
| 글쓴이 : 하늘아이
글쓴날 : 03-11-1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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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에 육상(陸常)이라는, 뒤에 스님이 된 사람이 살았지요.
어느 날 육상은 그의 어머니의 매를 맞고 밖으로 뛰쳐나왔다가 잠시 후 다시 방으로 들어가 ‘어머니 슬픕니다.‘ 눈물을 흘리며 말했지요.
전에 없이 슬프게 우는 아들을 본 그의 어머니가 ‘네놈이 에미의 매를 맞고 우는 것을 처음 본다. 이놈아! 에미에게 매를 맞는 것이 그리도 슬프냐?‘ 고 묻자 육상은 무릎을 꿇고 ‘어머니, 소생이 어머니의 매를 맞은 것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닙니다. 옛날에 어머니의 매를 맞을 때마다 종아리에 시퍼런 멍이 들고 몹시 아팠는데 오늘은 그토록 맞아도 아프지 않으니 어머니가 늙으셔서…, 기력이 다하신 것 같아서….‘ 하고 어깨를 들먹거리고 있었습니다.
- 조오현의 '절간 이야기' 중에서
설악산 백담사의 회주 스님의 책에서 따온 이야기입니다. 법정 스님의 글에도 이와 닮은 이야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
법정 스님의 어머니가 생전에 자신이 거처하던 암자로 찾아왔다고 합니다. 스님은 정성스레 손수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점심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산을 내려올 때 비가 많이 내린 탓에 개울물이 넘치자 어머니를 업고 징검다리를 건넜습니다. 등에 업힌 어머니가 바짝 마른 솔잎단처럼 가벼워 스님은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때 스님은 어머니의 실체를 오래 생각했다지요.
아들은 점점 성장하고 어머니는 늙어갑니다. 종아리에 닿는 매의 강도는 그만큼 약해지겠지요. 다만 그것을 감지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효자와 불효자는 나뉘어지지요. 아무리 매를 맞아도 그걸 모르는 자를 우리는 ‘후레자식‘이라고 부릅니다.
--- 안도현의 러브레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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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어머니의 매가 아프지 않을 때
그냥 당신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