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널리 퍼진 이야기 중의 하나일 것이다. 현재까지 수집된 신데렐라 이야기는 천 편에 가깝다.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중동, 이집트, 유럽 등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걸쳐 신데렐라 이야기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언제인지 알 수도 없는 먼 과거에 형성된 이 이야기는 마치 거대한 지하수처럼 시대를 관통해 오늘 우리에게까지 흘러왔다.

-주경철 지음 `신데렐라 천년의 여행"에서-

 
우리나라 신데렐라 이야기는 `콩쥐 팥쥐"입니다. 착한 콩쥐는 친어머니를 잃고, 계모 밑에서 온갖 구박을 받습니다. 계모는 온갖 궂은 일을 시키며 콩쥐를 괴롭히지만 그때마다 소나 새가 나타나 도와줍니다. 하늘의 직녀별은 고운 옷과 예쁜 꽃신을 내려보냈습니다. 꽃신을 신고 잔치에 가던 콩쥐는 개울을 건너다 꽃신 한짝을 빠뜨립니다. 물 속에서도 광채가 나는 꽃신을 발견한 귀한 집 도령은 꽃신 임자를 찾아 나서고, 마침내 콩쥐를 찾아내 결혼을 합니다.

신데렐라 이야기 구조가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마음씨 고운 어린 소녀가 계모나 의붓딸에게 구박을 받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새나 동물들이 도와줍니다. 신비한 힘이 잔치나 무도회에 입고 갈 옷과 신발을 마련해줍니다. 귀인(왕자)을 만나고 신발 한짝을 잃어버립니다. 귀인은 신발 주인을 찾아나서고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을 합니다.

옛날, 그것도 아주 먼 옛날에는 그 어떤 전파 수단도 없었을텐데 어쩌면 똑같은 이야기가 이렇듯 모든 나라에 퍼져 내려올까요? 이야기 속의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인생 역전의 상징이며, 인연의 끈일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네 삶은 `신발 한 짝"을 찾아가는 여정인지도 모릅니다. 또 `귀한 신발"에 끊임없이 발을 꿰어보는 시행착오의 연속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신발 한 짝을 찾았습니까?

〈김택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