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타이(屋台)라 불리는 일본 포장마차에 대해 알아보자. 당연한 말이지만 야타이의 주고객층은 하루의 피로를 고스란히 싸들고 오는 회사원들이다. 다만 이중에 여자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혼자 와서 간결한 음식과 술을 시켜놓고 주인과, 낯선 사람과 세상얘기를 나누다 떠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 야타이다. 그래서 단골집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이러한 야타이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광고도 있다. 최근 게임기 업체의 광고로 퇴근길에 야타이에 앉아 주인인 할아버지에게 어릴적 꿈과 지금은 삶에 지쳐있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고... 그러자 야타이의 주인은 자신과 손님의 머리에 2차대전때 익히 보아왔던 비행기용 모자를 씌우더니 포장마차를 변신(?)시켜 하늘을 날기 시작한다.
좀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야타이의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광고이다. 야타이에서 주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일본의 직장인들. 한국과 다른점은 야타이 주인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라는 점이다.
이렇듯 일본 포장마차의 위상은 우리의 경우와 사뭇 다르다. 규슈(九州) 최대도시 후쿠오카(福岡)의 번화가 덴진(天神)에서 최고의 명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야타이무라(屋台村.포장마차촌)다.
신흥 환락가 나카스(中洲) 등의 유흥업소들이 호객행위에 열을 올리고 있을 시간에도 야타이무라엔 각국의 관광객들이 빈자리 나기를 기다리며 줄을 선다. 도쿄(東京).나고야(名古屋). 센다이(仙臺) 등 전국 각지에서 포장마차는 서민들의 애환을 담고 성업중이며 와세다(早稻田)대학등 학원가 역시 야타이의 주무대다.
야타이라 해서 음식값이 특별히 싼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협회에서 보건증등을 발급해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주인 역시 깔끔한 조리복 차림으로 손님을 맞는다. 분위기에 승부를 거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닭똥집'과 '꼼장어'가 기본안주라면 일본은 단연 '오뎅'과 '라면' 이다. 하지만 몇년전부터는 메뉴의 전문화.다양화.세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초밥.튀김.어묵.마늘구이등 전문요리 포장마차가 늘고 있고 프랑스요리 전문점, 한국식 불고기 야타이도 눈에 띈다.
이동식 야타이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라면을 파는 이 포장마차는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시장기를 유혹한다. 주인은 ' 자루메라'라는 피리를 불며 다니는데,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 자라라라 - '하는 음향이 마치 우리의 '메밀 - 묵, 찹쌀 - 떡'소리처럼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야타이 협회의 허가증 없이 영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본의 포장마차는 관광상품으로의 양성화 정책으로 봐도 무방하다. 한국사람이 경영하는 닭발.불고기.막걸리 전문 야타이가 신주쿠(新宿)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후쿠오카 하카다항 [2000년 7월 7일] - 드뎌 일본이다.
배타는 날편 - 하늘아이 드뎌 한국을 떠나다. 가자 일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