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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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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런던 구경 [1999. 7. 23. (금)] - 자연사 박물관, Tate Gallery, 웨스트민스터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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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강가딘
글쓴날 : 00-10-13 20:19
1317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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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느꼈던 오한이 푹 자고 나니 사라졌다. 새벽에 깨서 두터운 티셔츠를 하나 더 껴입고 잔 것이 효과가 있었다.
태이트 갤러리에 가려다가 남편이 원하는대로 숙소에서 멀지 않은 자연사 박물관으로 먼저 향한다.
하이드파크는 어찌 넓은지 지금 네번째인데도, 전혀 다른 풍경을 보면서 관통할 수 있다.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뜀박질은 너무도 경쾌하고 강아지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산책은 흥겹기도 하다. 참 좋은 공원이다.
길을 에돌아 박물관에 도착. 시간이 좀 남아 앞뜰에서 3억년 된 나무 화석을 보며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새까만 터번을 온통 두르고 아이들 넷과 함께 온 아랍 여인의 배속에는 또다른 생명이 들어 있다. 이곳에 유달리 많이 살고 있는 그들, 눈 밖에 내놓지는 않지만 깊숙이 숨겨진 아름다움이 안타깝다.
입장. (여기 직원들은 개관 시간에 딱 맞추어 출근한다. 우리 식으로 하면 퇴출 대상인데---). 입구에 거창한 공룡화석이 떡하니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좌우로 펼쳐진 자연의 또다른 얼굴들을 정신없이 보러 다닐 일이 까마득하다. 볼 것은 많고 다리는 아프고 운동화를 잘못 산 덕에 고생좀 하고있다.
어디서부터 볼까? 4억여 점의 전시물울 소장하고 있다는 이곳에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직원한테 지도를 받아들고 Life관인 1층부터 관람시작.
이 박물관의 압권은 아무래도 수없이 크고 다양하게 펼쳐진 화석들이다. 천정을 가득 메우고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들듯한 기세로 날고있는 공룡들의 거대함과, 벽마다 요리조리 붙어있는 물고기, 식물들의 흔적들. 화석이라고는 암모나이트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그저 바라보고 때도 없이 감동할수밖에 없었다. (관람하는 꼬맹이들은 정신없이 수다스럽게 움직이고 떠들고 이야기하는데. 참 복많은 이곳 아이들) 과학하는 사람들이 와서 봤으면 정말 나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동물박제들의 생동감. 특히나 푸른 고래의 엄청난 크기에 놀라고, 새 전시실에서 수백여 점의 작은 새를 박제하여 나무위에 앉혀놓은 형상의 전시물에 감격하고 (새들이 투명한 유리안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듯하다),
해양 탐험 전시실에서 탐험가들의 시대, 당시 얼마나 사람들이 치밀하고 섬세했었나 상상하며 감동한다. 초등학교 때 했던 식물·동물 채집의 위력은 그런 것이다. 몇백 년 지난 채집책이 여기저기 전시되었는데 어느 것 하나 손상되지 않고, 그 정리해 붙인 솜씨가 그야말로 감동적이다. 아마도 치밀한 계산, 꼼꼼한 손놀림이 과학의 발달을 앞당겼을 것이다. 피그미의 조상격인 침팬지화석은 키가 30cm를 넘지 않을 듯하다.
발걸음을 옮겨 Earth관으로 가니, 천정에 엄청난 규모의 지구가 버스듬히 돌고있고, 그 가운데로 관통하여 에스칼레이터가 올라간다. 아이들이 웃으면서 그 위로 오르는 것을 보니 너무 흥겨워진다. 그 주위로 이름난 광물들, 그리고 인류의 조상들이나 신화속 주인공들의 모형이 펼쳐져있다. 특히 실제했다는 외눈박이 인간의 형상이 잊히질 않는다. 인간? 맘모스?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지만 또 다른 차원의 인간이 아닐까 싶어 두렵다.
남편이 잊을 수 없다는 보석전시실. 보석 원석과 철사에 곱게 끼워 늘어놓은 세공된 보석들의 짝짓기 행렬은 어두운 조명 속에서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캐럿을 짐작할 수도 없는 커다란 다이아몬드들이 널부러져 빛나는데, 평생에 다시 볼 수 없으리라.
전시실 한쪽에서 관람을 시작하는데 실험실 같은 데서 한 여자가 나오더니 뭐라고 묻는다. 얼떨결에 뭐라고 대충 웅얼대는데 "only for sightsee" 그런 것 같아서. 무작정 "Yes"한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곳은 사람들에게 지각변동이나 광물의 반상같은 것을 실험을 통해 직접보여 주는 곳이고, 그 여자는 우리에게 그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다. 언어가 안되는 우리가 보아봤자 알 수 없는 설명들이었겠지만, 어쨌든 괜히 아쉽고, 또 그 여자의 친절함이 고맙게 느껴졌다.
* 정신없이 둘러보고 점심을 먹으며 (그곳에서 샌드위치, 쥬스 사서) 생각한 것들.
1. 가족단위의 관람객들. 어른아이들 데려온 부모는 물론이고, 60대 할아버지와 그 아버지 80대의 나들이, 다큰 아들딸과 함께온 중년부부 그들의 가족 중심문화는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모든 박물관전시장에서 가족(2人+2人) Ticket이 반값넘게 할인되고 있는것도 이해된다. (그 덕에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관광객이 특별히 먹을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2. 전시실들의 미적 세련. 매 전시실도 독특한 item이 돋보이는데, 그 내용물도 그렇지만 그것을 배열하는데 미적 안복이 특히 중시되었다. 응용 미술에서 가르치는 디자인의 다양함과 세련됨이 그 엄청난 전시물들을 숨막히도록 돋보이게 한다.
3. 실제 해보게 만든 장치들.
제일 놀란 것은 고장난 것이 없다는 것. 누르고, 돌리고, 때리는 모든 장치들은 아이들을 흥겹게 한다. 과학이란게, 저런 장난같은 행동들에서 시작된 것이지 싶다. 그런데, "Out of order"라고 야무지게 붙어 있던 1점 외에는 수백개의 장치들이 다 움직인다. 부럽다.
밖에 나와 지하철 타고 Tate Gallery로 간다.
Ticket 파는 아저씨가 이상한 소리 하는 바람에 식은땀 빼고, 테이트갤러리 입구. 말 한 마리가 벽에서 대롱거린다.
이네들은 대롱거리는 전시 형태를 무척 좋아한다. 1500년대~1800년대까지 그림들은 몇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숨막힌다. 사실 그대루 사실 그대로 정말 자세히서 고감도 필름으로 찍은 사진보다 더한 느낌. 모델 머리에 이라도 앉았다면 그것도 놓치지 않았을 듯한 화가들. 대단하다. 숨막혀 죽겠다 싶어 전시실을 옮기니 갑자기 너무도 자유스러워진다.
로댕의 조각 몇점을 지나치고 나니, 갑자기 시작되는 낙서 같은 그림들. "Virgin I∼4"는 Vergin 이라는 단어를 각장마다 끄적 거리고 나니 끝났고, 어떤 그림을 빨간색 연필로 대충 끄적거린 뒤, 윗 여백에 "Naxos"라고 크게 썼다. 그 화가 누구인지 몰라도 한국말 꽤나 한다. 마티스의 이름난 역작을 보고, 현대 조형물들을 관람하고 나서 대충 빠져나온다.
특별 전시실에는, 정말 터너 그림만 수없이 많이 걸려있다. 이주헌이 갔을 때 이곳이 공사중이어서 그 역작을 못본 것을 무척 안타까워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스라한 "Solitude"외엔 별 감흥이 없다. 그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좋아한다는데, 난 문외한이어서일까.
그저 보고 나왔다. 어제 정말 올은 그림들을 많이 본 탓인지 오늘 미술관은 좀 싱거웠다. 밖에 나와 한참 앉아 있다.
집에 전화했을 때 민이의 건강함을 확인했으니 안심이고, 어디로 갈까,
날은 휀히 밝은데, 밀납터소 인형관을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충분치 않고 (10t나 내고 한시간? 그건 너무하지.) 그저 웨스트민스터쪽으로 걷는다. 템즈강을 오늘로 안녕하고.
국회의사당 앞은 인산인해. 국회가 열리면 개방한다더니, 그것을 보러 저렇게 많은 인파가 모였다? 같이 기다려볼까 하다가 줄에 걸려 Turn.
웨스트민스터사원에도 사람들이 서있다. 줄이 길지 않다. 따라들어가 사원을 관람한다. (5t). 벽면을 타고 코너코너는 그야말로 무덤이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수도사들을 생각했는데, 의려 이들은 유명한 왕들의 관과 모형이 집합해있다.
반듯이 누워서 실제--- -----향해 두손을 얻은 Victoria, Ellizabeth 여왕들, 그들의 영dyrds 이렇게라도 해서 빛난다.
화려한 스테인드 글래스의 숨결, 그리고 영국에서 이름난 사람들은 모두 갔다 늘어 놓은 두상들의 행렬. 한 가운데 깃발과 함께 빙두른 의자들이 있어 옛날 대규모 회담을 했을 왕(지역대)들이 연상되고, 한 가운데 700년 있었다는 의자, 그리고 그 밑의 돌이 인상적이다. 12c 소수 지역을 모두 통합한 것을 기념하여 헨리왕(?)이 만들어 앉았다나? 유럽시에 모의한인 나는 알게뭐랍? '아는만큼 느낀다'는 유흥준의 경구가 떠올라 나를 비웃고 돌아 나올 무렵 한 직원이 정신없이 의자를 펼혀 놓는다. 앉으라구? 그렇다.
왕가 합칭대가 찬양하는데 그들의 소리가 고딕양식, 그 웅장한 천장을 울리고 다시 우아럽게 떨어진다. 와~
밖에 나와서 남들처럼 한산하게 일광욕 즐기다가 걸어서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하고 지치니 따끈한 라면국물을 먹고 싶지만, 라면이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여자들이 컵라면 가득한 봉투를 양손에 들고 걷고 있다. 한국인이다. 정신없이 뛰어가 어디서 샀느냐고 물으니, 한국에서 사왔단다. 그들이 인심써서 오늘 저녁은 행복하다.
과일, 빵, 우유 사가지고 숙소에 들어왔으나, 라면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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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구경 [1999. 7. 24(토)] - 대영박물관, 마담터소 밀납인형관,
런던 구경 [1999. 7. 22 (목)] - 버킹검 궁전, 내셔널갤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