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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지상 최고의 청정지역 노르웨이 (Norw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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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하늘아이
글쓴날 : 06-01-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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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라고 하면 기암절벽의 피오르드나 눈덮인 산악이 연상될 만큼 자연이 훌륭하게 보존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70년대 중반 이후 막대한 석유자금을 바탕으로 20여 년 만에 현재의 선진사회를 구축했기 때문에 산업화의 상징물인 굴뚝산업의 기반이 형성될 시간이 없었고,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5천달러를 넘는 높은 구매력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소비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북구의 여러 나라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나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플뢰엔(Floien) 산에서 내려다본 베르겐(Bergen)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한자동맹국의 상징인 목조 건축물을 비롯하여 항구에 인접한 어시장과 예쁜 카페, 상점 등 어느 곳을 방문해도 흥미롭고 다양한 볼거리로 넘치는 베르겐이지만 시민들의 삶과 문화를 동시에 엿보기에는 항구지구만한 곳도 없다.
수백 년 동안 항구를 지키고 있는 목조 건축물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인류문화유산지역으로 200년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당시 창고로 사용했던 건물은 현재 상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브리겐 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목조 건축물들은 대부분 1702년에 건축된 것으로 중세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 이 지역의 목조 건축물은 줄잡아 수백 호에 이르는데 대부분 18~19세기에 건축된 건물로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르겐의 역사를 대변하는 곳이 브리겐 거리의 목조 건축물이라면 주민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곳은 활기 넘치는 어시장이다. 대구와 연어를 비롯해 새우와 참치 등 다양한 생선이 거래되는 어시장의 매력은 단연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하고 맛있는 생선을 구입할 수 있는 장소로서 주부는 말할 것도 없고 즉석에서 생선을 구입해 식사를 해결하는 이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낭만적인 항구도시 베르겐을 이야기하자면 한번쯤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항구와 크고 작은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북유럽의 물가는 가히 살인적이다. 베르겐을 상징하는 고급호텔인 SAS호텔 같은 곳은 숙박요금과 음식 값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가지만, 낭만적인 항구에 인접한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노르웨이 물가와 비교하여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점과 카페도 꽤 많다.
베르겐을 대표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는 많지만 베르겐 지역의 전통 음식인 다양한 생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는 플뢰엔 산 정상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플뢰엔’을 들 수 있다. 카페의 경우는 오전 11시부터 영업을 하지만 식사는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일종의 디너 전문 레스토랑이라 할 수 있다.
104년이란 긴 역사를 간직한 플뢰엔 레스토랑에서 취급하는 요리는 다양하지만 특히 연어와 대구, 새우 요리, 그리고 야채 요리가 유명하다. 한편, 보다 편안하게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음식을 즐기고 싶은 경우라면 국립극장 부근에 위치한 디킨스 레스토랑이나 올드 한자 레스토랑을 찾는 것도 좋다. 또한 수백 곳에 산재되어 있는 카페 중 가장 인기를 모으는 곳으로는 항구와 어시장이 내려다보이는 하드록카페와 밤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피아노 클럽 등을 꼽을 수 있다.
어느 곳을 방문해도 흥미로운 볼거리로 넘치는 베르겐이지만 이 도시를 찾은 사람 중 상당수가 홉(Hop)이라는 작은 마을을 찾는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마을인 홉. 지구촌 가족들이 작고 평범한 마을 홉을 찾는 까닭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노르웨이가 낳은 위대한 음악가 ‘에드바르트 그리그’의 흔적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아름다운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언덕 위에 자리한 그의 저택은 참으로 아름답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리그 부부가 생활했던 2층 목조건물을 중심으로 박물관과 창작활동을 했던 오두막, 그리고 자연지형을 활용하여 건축해 놓은 콘서트홀로 구성되어 있는 저택은 저택이란 용어를 사용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평범하다. 생의 대부분을 호수와 숲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 홉에서 생활하면서 창작활동에 매진했던 그리그. 그가 창작공간으로 사용했던 작업실은 호수에 인접한 바위 에 터를 잡고 있는데 위대한 음악가의 창작공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 다섯 평에 불과한 작은 작업실에는 그가 사용하던 오래 된 피아노와 책상, 펜, 오선지, 그리고 간이침대가 보존되어 있는데 거장의 작업실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소박한 작업실로 그리그는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피아노를 치며 창작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다.
겉으로 드러난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검소하게 꾸며진 그의 작업실이지만 창문 앞에 펼쳐진 풍경만큼은 세상 어느 곳에 있는 작업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장관을 이룬다. 작업실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호수와 숲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그의 음악 속에 흐르는 차분하면서도 독특한 선율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노르웨이에 산재되어 있는 피오르드는 너무 많아 다 헤아릴 수조차 없다. 하지만 자타가 인정하는 피오르드는 해발 ‘0’미터인 플롬(Flam)에서 시작되는 송네피오르드(Sognefjord)와 동화 속 무대만큼이나 아름다운 도시 스타방게르에 인접한 리세피오르드(Lysefjord)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관람객들은 요트와 보트를 임대하여 피오르드를 관람하고 일반 여행객들은 유람선을 이용하여 피오르드 탐험에 나선다. 개인 요트를 이용하건 크루즈 유람선을 선택하건 피오르드를 감상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단독으로 이용하는 요트와 보트는 말할 것도 없고 관광용으로 운행하는 유람선에도 필요한 모든 것이 잘 갖추어져 있어 관람객들은 편안하게 신비롭고 영롱한 피오르드 국립공원을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선상에서 바라본 송네피오르드는 참으로 웅장하고 멋지다. 만년설이 녹아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도 보이고 앙증스러울 정도로 예쁜 오두막도 시선에 잡힌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송네피오르드는 길이만도 1,300킬로미터가 넘는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고 긴 피오르드를 모두 감상하려면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감상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피오르드 관람 코스 중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 바로 플롬과 구드방겐 구간이다.
크루즈 유람선을 타고 정확히 2시간 30분 동안 관람할 수 있는 이 코스에는 수십 개에 이르는 장대한 폭포를 비롯해 여러 마을을 볼 수 있다. 개인 요트와 유람선을 타고 여행을 즐기는 경우 원하는 마을이나 장소에 내려 마을 주변의 풍경을 관람할 수 있지만 정기유람선을 이용하는 경우는 원하는 곳에 머물면서 장시간 관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최근에 들어서는 주요 외국어와 함께 우리말 안내 방송이 실시되고 있어 한결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만년설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 내는 엄청난 폭포를 비롯하여 기암으로 이루어진 멋진 절벽과 희귀한 모습을 간직한 피오르드 지역의 풍경은 어떤 글이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비감이 느껴지는 장소다.
피오르드 여행의 거점도시 베르겐에서 호화스러운 유람선을 타고 반나절쯤 이동하면 아름다운 항구도시 스타방게르(Stavanger)를 만나게 된다. 스타방게르에서 유람선을 타거나 승용차를 이용하여 25킬로미터쯤 이동하면 송네피오르드와 대적할 만한 리세피오르드(Lysefjord) 지역에 이른다.
리세피오르드 지역을 둘러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트레킹으로 펄핏 록(Pulpit Rock)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바위 지역으로 올라 주변을 감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요트와 크루즈 유람선을 타고 피오르드를 몸으로 체험하는 방법이다.
백 개의 바위 군으로 이루어진 펄핏 록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는 교회의 설교대란 이름으로 불리는 플레케스톨른이란 엄청나게 큰 바위다. 장방형의 이 거대한 바위는 수면에서 하늘을 향하여 우뚝 솟아 있는 바위로 그 높이가 자그마치 600미터에 이른다. 더욱이, 이 바위는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협만 쪽으로 불쑥 튀어나와 있어 보는 자체만으로도 스릴이 느껴질 정도다.
삼면의 높이가 600미터에 이르는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바위 정상에 오르면 제 아무리 간이 큰 사람이라도 끝에 접근하지 않을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치 목숨을 담보로 스릴과 모험을 즐기기라도 하듯 낭떠러지에 두 발을 내려놓고 모험과 스릴을 만끽하고 있다.
한편 유람선이나 요트를 타고 바라본 리세피오르드는 플레케스톨른에서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전혀 다르다.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리세피오르드 협만의 풍광은 플레케스톨른에서 바라본 모습과는 달리 자연의 풍요로운 여유로움을 감지할 수 있다. 물론 유람선에서도 웅장한 풍광을 엿볼 수 있지만 그런 풍광보다는 각도와 태양의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풍광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르웨이에는 위에서 언급한 장소 외에도 지상 최대의 조각 공원인 오슬로 비겔란 조각공원을 비롯하여 바이킹 선박박물관, 노르웨이 민속박물관, 그리고 뭉크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뭉크 미술관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너무도 많아 방문객으로 하여금 늘 마음을 바쁘게 만드는 매력적인 곳이다.
글·사진_이형준(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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